로맨스종결 욕구

천시령

3

3개월 전 어느 살인 사건을 목격한 유은은 죄책감에 시달리다 인터넷에 글을 써 올리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한다. *** “원하는 대로 글 써요. 대신 내 곁에서.” 순간 명백히 그녀의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려 댔다. 의도를 알 수 없는 남자의 불순한 제안 앞에서 유은의 가슴이 속절없이 떨렸다. “저는 태하 씨처럼 그렇게 돈 많고 한가로운 사람이 아니라서 일하면서 글 쓸 시간, 없어요.” “아무 대가도 없이 요구하는 건 아닙니다. 돈이 얼마 필요한데요?” 유은은 잠시 그의 말을 천천히 곱씹어 보았다. 주말도 없이 죽어라 일해 봐야 그녀의 손에 쥐어지는 건 고작 이백만 원 남짓이었다. 고민하던 유은은 무턱대고 질러 보기로 마음먹었다. “10억. 그 정도면 일 다 때려치우고 아무 생각 없이 글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가 제시한 돈을 그가 주지 못한다면, 이대로 남자의 제안을 거절할 좋은 빌미가 될 테니까. “그래요.” 그런데, 제 터무니없는 제안을 수락해 버린 태하였다. “돈 입금했으니까, 우리 계약은 지금부터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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