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세상 끝에 단 하나

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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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필코 석 달 안에 이혼하고 말겠어! 공양미 삼백 석에 인당수에 빠지는 심청이의 심정으로 나온 상견례 자리. 그런데 저 남자는……! ‘탱크다!’ 욕정의 탱크. 지금 이 상황이 대체 무슨 상황이야? ‘나랑 잤잖아? 몰랐던 거야?’ 손안에 식은땀이 가득 찼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의자에 앉는 동안에도 귓속으로 삐이, 하는 이명이 정신없이 울려 퍼졌다. 흡족했던 일탈의 그 밤이 예비 신랑과의 하룻밤이었다는 얘긴가? ‘말도 안 돼!’ 경악 그 자체였다. 나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황홀하고 열정적인 순간이었고, 그와의 교감도 괜찮아서 흡족했던 첫 관계였다. 그런데 뭐라고? ‘물어봐야 한다.’ 그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그녀는 철저히 농락당한 것이다. 빠득, 이가 갈리는 일이었다. ‘파혼이야!’ 모든 게 그녀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그는 아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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