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하고 치밀하게

로맨스촘촘하고 치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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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이 망했다. 산산조각 나 거리를 나뒹구는 황색지보다 못한 신세가 되었다. 다행인 건 내게 가족이 아무도 없다는 것 정도일까. “맞아요, 내가 했어요.” 그래서 이 남자를 원망하지 않을 수 있어서. “걱정 말아요. 결혼은 예정대로 진행해 줄 테니까.” 여전히 미려한 낯을 가진 남자가 매끄럽게 미소지었다. “당신, 나 엄청 좋아하잖아.” 사랑을 속삭였던 입술에서 흘러나온 조롱이 선명했다. 세상이 멈췄다. 로즈는 제 세상에 이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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