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미치도록 아찔한

최이서

198

“네 돈줄이 되어줄 테니 나에게 널 팔아.” 애초에 그 조건을 수락하지 말았어야 했다. 돈을 빌미로 엮인 사이라는 게 이렇게 서글프고 참담한 것일까. 가은은 이 모든 게 전 애인을 빼앗기고 시작된 복수의 일환이라는 것 또한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단 한 순간도 날 여자로 본 적 없었어요? 그저……내 몸만 원했던 거예요?” 처음으로 마음을 준 사람이었다. 미치도록 아찔한 감각을 선사해준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애초에 계약 사항을 어긴 건 너야. 어차피 너도 날 돈줄로 물었으니 밑지는 장사는 아니잖아?” 마음을 준 상대에게 버림받는다는 게 이렇게 아픈 일인 줄 몰랐다. 뒤늦게라도 벗어나고 싶어 도망치려는데 그가 앞을 가로막았다. “넌 나한테서 못 벗어나, 지가은.” “나한테……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우리 계약, 이미 다 끝났잖아요!” “미안하지만 넌 어디에도 못 가. 네가 악착같이 붙잡아야 할 사람은 그 새끼가 아니라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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