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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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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채 찾아간 다리 위에서 만난 남자, 서해원. 실수로 하룻밤을 보낸 줄만 알았는데, 그는 지훈을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뿐인가. 막막하기만 했던 삶의 벼랑 끝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뻗어준다. “내가 원하는 건 지훈 씨의 감사가 아닌데요.” “그러니까… 혹시, 사귀자는 말입니까?” “사귀는 거로는 안 돼요. 그딴 거로 만족이 될 리가. 날 사랑해 주세요. 내가 지훈 씨를 사랑하는 것처럼.” 낯선 남자에게 받은 열렬한 사랑 고백에 얼이 빠져있으려니, 해원은 산뜻하게 덧붙일 뿐이었다. “우리, 진도는 5단계 정도로 천천히 나눠서 나갈까요?” “……진도요?” “1단계는 섹스, 2단계는 키스.” 섹스와 키스는 이미 했다. 그럼 남은 3, 4, 5단계는 뭘까. 그리고, 서해원 저 남자는 대체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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