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여름의 은기에게

백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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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랑 해봐요.” 여름은 여전히 창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낮지만 진중한 녀석의 목소리가 가슴을 뜨겁게 했다.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그랬다면, 그랬다면…. “햇살이 좋은 날에 함께 산책하고. 바람이 좋은 날 같이 소풍도 가요. 며칠 전처럼 비가 내리는 날엔 밤새도록 같이 있어도 보고. 어떤 날은 배터리가 다 닳도록 통화도 해봐요.” “…….” “오늘처럼 이렇게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그냥 노을이 예쁘니까…. 그 이유만으로 만나봐요. 우리.” 여름은 결국 은기의 눈빛을 마주하고 말았다. 보지 말았어야 했다. “그 눈빛. 마음에 안 들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꼬맹이 백은기가 아닌, 어엿한 성인 남자의 시선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음이. 사랑스러운 그 이상의 애틋함이 배어든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는 녀석의 시선이…. 저를 부끄럽게 만들어 불편했다. ⌜스물다섯. 서른둘….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아는 감출 수 없는 진실. “내 여름이.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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