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Room 609

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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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같이 일한 지 얼마나 됐죠?" "한 3년쯤 되지 않았나요? 나영 씨가 입사한 지가 그 정도 됐으니까……" "3년이나 같이 알고 지내면서 왜 단 한 번도 이런 자리를 갖지 못했을까요?"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서 그랬겠죠.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을 테고……" "단지 그것뿐인가요?" 어떤 의도로 던지는 질문인지 느낄 수 있었지만 나는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평소의 나였다면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 나는 지극히 평범한 한 남자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전투 의욕 제로. "내가…… 정신 나간 여자처럼 보이세요?" 다시 술을 한 모금 들이켠 뒤 그녀가 다소 도전적인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드디어 시작된 건가. 나는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다가 되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다 보고 들었잖아요. 모른 척하려는 건가요?" "아주 단편적인 것들일 뿐이었습니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도 않구요." "왜요, 내가 기억될 가치조차 없는 하찮은 여자라서?" "말씀이 심하시군요. 그런 뜻으로 한 얘기가 아니라는 거, 아실 텐데요?" 한순간 그녀와 나 사이에 긴장된 기류가 흘렀다. 침묵을 견디기 위해 나는 술을 들이켰다. 술이 썼다. 컨디션이 별로 좋지가 않다. 이런 날이면 뜻하지 않은 실수를 하게 될 공산이 크다. 아무래도 술을 자제해야 할 것 같았다. "나랑…… 자고 싶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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