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이별하지 않는 저녁

김모란

1,210

건드려 보고 싶은 여자였다. 제 집에 무방비하게 잠들어있을 때부터. 그러니 입술이 닿은 것은 무의식의 발로였고 오랜 갈증의 결말이었다. “응…….” 옅은 비음이 머금은 입술 사이로 흘렀다. 입술을 떼야 하는데 시선이 엉키자 혀를 밀어 넣고 싶었다. “으응…….” 혀끝으로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툭 하고 그녀의 혀를 건드렸다. 놀란 여자가 그를 세게 밀어내기 전 입술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무슨…….” “보러 왔습니다.” 변명 따윈 하지 않았다. 그녀를 향해 짐승처럼 일어난 성기는 터질 것 같이 묵직해져 있었으니까. “빨아 본 적 있습니까? 남자 물건.” 윤조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 무감정한 시선이 그를 사정없이 긁었다. 짜증스러웠다. “너 때문에 이렇게 됐거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되바라진 여자애에게 발정, 아니 욕망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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