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인형의 집

이기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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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걸 알면서도 앞으로 한 발을 내디딜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다. “차라리 울어. 아니면 힘껏 싸우든지. 그것도 못 하겠으면 도와달라고 해.” “누가요! 누가 날 돕는다는 거예요? 당신이 도와줄 거예요?” “그래, 내가 도와줄게.” 발을 힘껏 내디디고 나면 곧, 지금 내 앞에 마주 앉아 있는 그 사람이 제 운명이라고 믿고 싶은 찰나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처럼 심장이 뛰는 찰나가 코앞에 다가온다. “나, 사랑해요?” 더는 되돌리기에 너무 늦은 어느 날, 이윽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물음에 대한 답을. “보고 싶은 거, 안고 싶은 거, 네 머리카락 한 올부터 숨결까지 전부 독차지하고 싶은 것이 사랑이라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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