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성녀의 제단

로제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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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피폐 소설 속의 성녀, 아르엘로 빙의했다. 아르엘은 겉으로나 고귀해 보이는 ‘성녀’였을 뿐. 19금 소설의 주인공답게 남주를 만나기 전까진 성적으로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려질 예정이었다. 소설 속 아르엘은 신나게 즐겼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었다. 비록 몸과 마음은 따로 놀고 있어도, 일단 진짜 성녀가 될 생각은 결단코 없었다. 원작 남주고 나발이고, 제일 처음 맞닥뜨린 황제에게 빌붙다가 소설에서 탈출하자. 그렇게 다짐했건만……. “네가 원한다면 이곳에 머물도록 해.” 황제의 눈동자에 이채가 서렸다. “마음까지는 바라지 않아.” “…….” “그저……. 그냥 네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어.” 황제는 왜 이렇게 다정하고 사랑스러우며, “네가 사라지고 한시도 널 잊은 적이 없어.” 뒤늦게 나타난 진짜 남주마저 왜 이렇게 절절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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