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무언가 잘못됐다

덕봉

1

어린 나이에 가족들을 떠나보내고, 외진 시골 마을에서 홀로 살아가던 소녀 루시. 평소처럼 장에서 약초를 팔고 돌아온 어느 날, 제 침대에 숨어들어 자고 있는 조그만 침입자를 만나게 된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외형과, 조금 까칠하지만 귀여운 성격을 가진 여자아이 헤렌. 함께 소소한 대화를 나눌 이를 원했던 루시는 제 영역에 딱 한 사람, 헤렌만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준다. 이후에는 모든 게 평화로운 동화처럼 흘러갔다. 헤렌과 함께 따뜻한 식사를 하고, 약초를 캐고, 단잠을 자고. 정말, 모든 게 잘 흘러가고 있었다. 연약하고 가냘파 보이던 헤렌이 제 키를 넘어서고, 건장한 미녀가 아닌 탄탄한 골격의 미남자로 성장하기 전까지는. 발육이 남다르다고 생각했던 헤렌이 마침내 완벽한 청년의 태를 갖추고, 그녀의 이불 속 치맛자락까지 들추고 나서야……. "……남자였어?" 그제야, 루시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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