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봄사탕

레솜

911

불운으로만 가득했던 하루의 끝에서 마주한 알파는 불운의 연장일까, 아니면 처음 만난 행운일까. 아침부터 불운을 차곡차곡 적립하면서 간신히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 온 현조. 그러나 마지막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퇴근길 방송국 주차장에서 머리가 핑 돌고 다리 힘이 풀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속 안에서는 열기가 피어올랐다. 이건 틀림없이 히트 사이클의 전조 증상이었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그리고 바닥에 쓰러지기 직전에 누군가가 몸을 받쳐 든 게 느껴졌다. 이번에도 최악은 면했구나, 안심하려는 찰나에 낯선 향이 스쳤다. 히트 사이클을 목전에 둔 오메가에게 그 무엇보다 위험할 알파의 페로몬이었다. 겨우 찾아온 행운인 줄 알았더니 또 들이닥친 불운이었다. 그러나 불운이라고 하기엔 코끝에 맴도는 벚꽃 향이 지나치게 어여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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