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어도 될까요?

로맨스흔들어도 될까요?

서혜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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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셨습니까?” 시준의 나직한 목소리가 유하의 귓바퀴를 나른하게 휘감았다. 유하는 민망한 마음에 가방 속에서 반 정도 남은 음료수병을 꺼내 모조리 마셨다. 손등으로 입가를 훔친 뒤 흔들리는 목소리를 가까스로 붙잡으며 말을 뱉었다. “아니, 뭐…… 한국 가서도 볼 수 있다는 말이 좀 그렇잖아요. 왜 우리가 봐야 하는데요?” 무심결에 지나가던 꼬마에 잠시 꽂혔던 그의 시선이 다시 유하를 향했다. 고집스러운 듯 유연한 묘한 눈동자. 둘의 시선이 얽혔다. 잠깐 고인 침묵을 휘저어 놓는 시준의 말. “내가 찍었으니까요.” 심장이 쿵 내려앉는 소리를 떨쳐 내기라도 하려는 듯 유하가 부러 큰 소리로 웃었다. 마음을 온통 흔들어 놓고는 찍었단다. 수학시험도 아니고. 대체 불가의 매력을 가진 이 남자, 정말 어쩌면 좋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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