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서로의 안에 깊숙이

태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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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버러지.” “……!” “라고 불렀었지. 네 엄마란 작자가.” 낭떠러지 끝에 몰린 지완 앞에 놓인 달콤한 독주. 살아야 했다. 꿈꾸던 미래가 있어서, 그 꿈을 위해 지금껏 쏟아부은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그래서 지완은 그를 잡아야 했다. 설령 신우가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 악마라 해도 기꺼이. * * * “마침 샤워도 했겠다.” 캔에서 묻어온 찬기 어린 손가락이 턱 끝에 닿았다. “술도 한잔했겠다.” 열이 올라 붉어진 입술을 엄지로 살짝 쓸었다. “빚 갚기에 이보다 적절한 상황은 없을 것 같은데 어때? 벗기는 재미가 없어 좀 아쉽긴 하지만.” 뜨거운 시선이 허술하게 열린 가운 앞섶을 향했다. 그제야 지완은 지금껏 자신이 달랑 샤워 가운 하나만 입은 채 그의 앞에 서 있었다는 걸 알았다. 화들짝 놀라 앞섶을 여미고 물러서는 그녀를 보고도 닦달하지 않는다. 다 잡은 먹이가 얼마나 맛있을지 가늠하듯, 가늘게 뜬 눈으로 그녀의 전신을 샅샅이 훑어볼 뿐이었다. 뒷걸음질 치던 지완의 허벅지에 침대가 부딪쳤다. 물러설 곳 없는 공간임을 알면서도 최대한 그에게서 멀어지려 애썼지만 온몸을 거미줄처럼 감싼 시선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집어삼킬 듯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무척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오만하고 도발적인, 네가 도망쳐봐야 기껏 그 침대 위라는 자신만만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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