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내 남편과 꺼져!

제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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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유부남인 남자와…… 결혼하는 아름다운 신부도 있나요?” 버진로드 끝에 선 청란이 사형수의 목을 내리치던 망나니처럼 섬뜩한 눈빛으로 불륜을 저질러 결혼하는 신랑 신부를 노려보았다. “저승사자를 만난 표정이네.” 청란은 저를 보고 파르르 떠는 신부를 가소롭게 쳐다보며, 목을 죄듯 피식 웃었다. “이혼숙려기간이 3일 남았죠. 며칠 숨죽이고 기다렸으면 이혼 확정일 텐데. 그새를 못 참고 용감하게 결혼식을 올리다니. 두 사람의 사랑에 아니, 불륜에 경의를 보냅니다.” 정중히 허리를 숙이고, 청란은 들고 있던 까만 포장지에 하얀 리본으로 싸인 국화 다발을 버진 로드에 내려놓았다. 장례식에서나 쓰는 국화다발이었다. 현 남편과 불륜녀와의 결혼식을 박살 낸 청란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그대로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왔다. “야이- 개새끼야!” 뒤에서 신부 아버지가 현 남편에게 달려들어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건 청란이 알 바가 아니었다. ‘내 인생에서 꺼져. 그리고 지금부터는 하나하나 갚아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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