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이상 사회

서지안

299

1월 9일. 그날은 시은의 생일이자, 보육원을 등지고 떠밀리듯 사회로 나가야만 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오갈 데 하나 없는 그녀를 딱하게 여겨 하늘이 은혜라도 베푼 것일까. 일주일 남은 퇴소 일자를 막막히 헤아리던 시은의 앞에 눈부신 우성 그룹의 막내딸, 화란이 나타났다. “일자리를 왜 나한테 찾아요?” “남자들 비위 맞추면서 살기 싫어서요.” 절대 예상하지 못한 맹랑한 대답으로 화란의 관심을 얻게 된 시은. 그렇게 10년 후. 결국 필사적인 노력 끝에 본부장 자리까지 올랐지만 이제 시은은 화란을 단지 은혜로운 후원자님으로만 바라볼 수 없었다. 언젠가부터 자신을 향해 웃음 짓는 화란만 보면 얼굴이 다 화끈해질 정도로 기뻐하게 됐으니까. *** “이렇게 만지지 말라고?” “흐읏, 네.” “그럼 어떻게 만져 줘?” 희롱을 멈춰 달라는 뜻이었건만 화란은 모른 척 애무의 강도를 높였다. “그게, 앗, 아니라.” “아니면 젖꼭지를 세우지 말아야지.” “…….” “이렇게 세워 놓고 어떻게 만지지 말라는 거야. 시은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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