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사십오도

서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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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인 나는 비 오던 어느 날, 토끼 같은 최세현을 만났다. 클랙슨을 울리며 달려드는 차를 피하지 못하는 최세현, 소리를 듣지 못하는 최세현, 작은 실수를 연발하는 최세현, 감기에 걸린 최세현, 내 소설을 좋아하는 최세현, 내 머릿속에서 나가지 않는 최세현, 최세현, 최세현, 최세현…. 최세현은 내 머릿속에서 도통 나가질 않았다. 나는 이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 없었다. 붙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 [지금 가장 듣고 싶은 소리가 있다면?] “저….” “….” “작가님 목소리요.” “제 목소리가 왜 듣고 싶은데요?” “모르겠어요. 그냥 작가님 목소리가 궁금해요. 작가님 목소리는 약간… 뭐라고 해야 하지. 그…, 바다 같을 것 같아요.” 바다? 가만히 최세현의 대답을 듣다가 바다라는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 한쪽 눈썹을 까딱거렸다. 그러자 최세현이 웃었다. 간질거리는 가슴이 최세현의 미소에 또 쿵쿵거리며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다가 심장이 멎어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밤바다처럼.” 나는 알 수 없던 내 감정의 이름을 알 것 같았다. 이 감정은, “잔잔할 것 같아요.”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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