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그냥 두긴 아까운 선비님

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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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을 세 명이나 들이고도 아들을 낳지 못하는 서방 때문에 개고생은 내 몫이 되었다. 추운 겨울에 산속 깊은 사찰에서 불공을 드리다가 다리에 쥐가 나고 말았다. 이러다가 꼼짝없이 얼어 죽는 게 아닌가 싶은 순간, 용모가 눈부신 사내가 나타났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사내가 내 옆에 앉는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큼지막한 손이 종아리에 닿더니 꽉꽉 힘을 줘서 주무르기 시작했다. 굳었던 다리가 풀리자 지나치게 가까이 사내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 신경 쓰였다. 이것도 인연인데 그대로 스쳐 가기엔 너무 아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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