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천 일의 낭군님

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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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이, 나를 천 일만 기다려 주시오.’ 천 일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던 못난이 꼬마 신랑이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움직일 때마다 꿈틀대는 가슴 근육과 바지에 싸인 탄탄한 허벅지가 그녀의 눈길을 죄 사로잡았다. 반듯한 이마 아래, 날카로운 눈매가 오직 단영만을 응시했다. “오늘 밤, 이 방에 나를 들인 것을 후회합니까?” “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영이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몸을 꿈틀댔다. 그녀의 뽀얀 속살이 얇은 천 너머 고스란히 비쳤다. 당황한 단영이 몸을 가리겠다고 손을 가슴께에 모아 봤으나, 그의 시선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내가 누이의 낭군이라는 것을 잊으셨습니까.” “누, 누가 잊었다고 했습니까.” “그러하면 우리가 여태 초야도 치르지 못한 것도 기억하십니까.” 몇 해 전 우스꽝스럽기만 했던 초야를 떠올린 단영이 입술을 짓씹었다. 그때만 해도 헌은 그녀의 눈도 제대로 못 맞추던 사내였는데. “오늘 진짜 초야를 치를까 합니다. 허해 주시겠습니까?” 잔뜩 쉰 음성을 내뱉는 사내의 눈가에 열기가 스며들었다. 《천일의 낭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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