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너를 노예로 삼은 것을 후회한다

뮤사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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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제 남편인가요?” 남자의 시선이 아리스티아가 내민 새하얀 손을 훑고 지나갔다. 무릎을 꿇고 왕녀의 손에 키스하며 예를 갖추는 대신 꼿꼿이 서 있는 남자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 “이러고 노셨다? 너는 어느 쪽인가. 묶는 쪽? 묶이는 쪽?” 알 수 없는 말에 입만 벙긋거리는 사이 남자가 말을 이었다. “가관이군. 네가 왕녀인가?” 적막한 공간을 울리는 남자의 헛웃음에 아리스티아가 그의 표정을 살폈다. 이내 그의 시선을 따라 주변을 살핀 아리스티아의 입이 맥없이 벌어졌다. “하긴, 이제 의미 없나. 여봐라, 패전국의 왕녀를 포박하라.” 패전국……? 패전국이라고 하였나? 게다가 불과 몇 시간 전에 결혼식까지 올렸는데, 하루아침에 왕궁이 함락되었다고……? 순식간에 입에 물려진 재갈의 딱딱한 부분이 혀를 아프게 눌렀다. 머리엔 두툼한 광목으로 된 복면이 씌워졌다. 단단한 밧줄이 짐짝을 묶듯 얇은 이불로 감싸인 아리스티아의 몸을 묶어 왔다. 위태롭게 휘청이던 몸이 쓰러져 내리는 순간, 붕 떠오르는 느낌을 마지막으로 아리스티아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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