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월요일의 메이저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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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은 인생의 반을 함께 한 야구를 그만뒀다. 그리고 끝없이 자기세뇌를 했다. 자신은 야구가 싫다고. 그래서 그놈, 저에게 잠수이별이란 엿을 준 그놈도 다 잊었다고. 하지만 10년 뒤, “서정?” “뭐야, 너도 치러 왔냐? 지금은 어느 팀이야? 아직 2군?” “아, 나도 오랜만에 네 스윙 구경 좀 해 보자.” 자신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났던 윤민호가 갑자기 나타났다. 메이저리거가 되어서. 세이브왕이 되어서. 다시 나타난 것만 해도 충분히 머리 아픈데, 이놈 하는 말이 어딘가 이상하다? 네가 날 버린 적이 없다고? 버린 건 오히려 나라고? 그럼 뭐, 우린 10년 동안 권태기였다는 거냐? 야구를 그만두고 지금은 24시 배팅장을 운영하는 서정. 국내 최초로 MLB 루키 계약에서 메이저리그까지 직행해 끝내 ROY까지 거머쥔 윤민호. 서로 다른 기억을 품은 채, 두 사람은 다시 마주하게 된다. 사랑은 지나간 자국일까, 아니면 여전히 끝나지 않은 문장일까. *** “28살 서정도. 좋아해 본다고.” 말을 마쳤을 땐, 그는 스물여덟의 윤민호가 아니었다. 열여덟, 눅눅한 비 냄새와 젖은 풀잎 냄새를 온몸에 묻힌 채, 내 입술을 훔친 그 자식. 겨우 한 번의 숨만으로 아직 봄의 한가운데 있던 날, 여름으로 밀어뜨린. 여름 소나기, 억수비 같았던 놈. ‘야, 서정.’ ‘어, 왜.’ ‘좋아해 볼게.’ ‘뭐?’ ‘내가 너, 이제부터 좋아해 본다고.’ 서정의 녹음(綠陰), 그 시절의 야구. 그의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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