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여화, 피로 물든 밤

화연 윤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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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탄슬라. 그곳에는 피의 군주라 불리는 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심심풀이로 대륙의 지도에 칼을 던져 그 칼이 꽂힌 타국을 짓밟아 피로 물들이곤 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대륙에 칼을 꽂았다. 늘 탄슬라 주위를 배회하던 칼이 그날은 묘하게도 대륙의 끄트머리에 있던 작고 평화로운 나라, 하온을 지목했다. 군주의 눈이 잔악함으로 물든 건 순식간이었다. 그곳에서 재미난 장난감을 발견한 군주의 얼굴은 더없이 즐거워 보였다. “나를 죽이고 싶다면 끈질기게 살아남아 봐.” “…….” “명심해. 최선을 다해 나를 즐겁게 해야 할 것이다. 네 그 순백처럼 하얀 몸뚱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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