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도련님만 넘어오세요

허브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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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잘난 척을 하는 도련님인 경운을 혼내주고 싶어졌다. 아니, 그것보다 양반으로 살다가 졸지에 노비가 된 내 신세를 바꾸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를 괴롭히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천하의 박색인 몸종과 혼례를 올리라고 하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네놈이 내게 넘어오면 함부로 혼례를 입에 올리지 못하겠지.”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미 내 물건을 그가 탐했는데 더한 짓을 한다고 해도 괜찮았다. 늘 서책을 읽거나 기방을 드나들 때와는 내 몸도 달라졌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서인지 어깨와 팔뚝도 모자라 가슴까지 단단해졌다. 허벅지야 원래 태어날 때부터 두꺼웠으니 걱정할 게 없었다. “어떻게 해야 나한테 넘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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