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퍼즐(puzzle)

자급자족

3

"알파 셋이랑 과방에서 하다가 걸렸대." 페로몬 조절 장애와 억제제 부작용으로 페로몬 파트너가 필요해진 서태하. 과 동기 윤하늘에 대한 난잡한 소문을 듣지만, 우연히 맡게 된 윤하늘의 페로몬을 잊지 못해, 엮이지 말자는 다짐과 달리 결국 페로몬 교환을 부탁한다. 소문과 달리 순진한 척하는 윤하늘이 우스우면서도 점점 신경이 쓰이는 서태하. 그는 기어이 밀어붙인 끝에 윤하늘과 몸까지 섞게 되는데. 질 나쁜 소문과 수상한 친구들의 태도. 그리고 체념 어린 듯한 윤하늘. 과연 소문처럼 윤하늘은 문란할까? * * * * * 해맑은 웃음 뒤로 투명한 눈동자가 수줍게 내리깔렸다. 그래. 저 반응. 저런 반응들이, 언젠가부터 계속 밟혔다. 소문 속 윤하늘은 난잡하기 짝이 없는데, 당사자는 소문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더러움 따위 모르고 곱게 자란 듯한 생김새뿐 아니라, 그 행동 하나하나가. 상대를 흥분시키기 위해 ‘척’을 한다기에는, 꾸준하고 일관되게 숫기 없었다. 별거 아닌 것에도 부끄러워하고,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묻음으로써 민망한 상황으로부터 도망치고자 했다. 그리고 친구란 새끼들의 태도. 다소 놀랐던 학기 초를 기억한다. 오르막길 초입에 있는 카페 하루. 갑자기 뛰어들어 온 윤하늘과, 뒤쫓아온 이준원. ‘도망갈 거면 사람 많은 곳으로 도망갔어야지.’ 그 후, 다른 사람 아랑곳 않고 페로몬을 쏟아부었던 것도. 심지어 그날뿐 아니라, 몇 번이나. 허구한 날 들러붙는 류도민. 툭하면 사납게 구는 강은성. 그 사이에서 눈치 보면서도, 결국 그들에게 끌려가고야 마는 윤하늘. ‘무섭게 안 해?’ 뭐가 널 무섭게 했는데? 저 새끼들이야? 지금까지, 네 의지는…… 없었어? 막다른 골목. 혹은 도착점. 미궁의 끝에서 서태하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본다. 기꺼이 저를 도와준다는 다정한 이에게 페로몬을 핑계 삼아 전부 허락하게 만든 자신. 수치로 붉게 물드는 것이, 저로 인해 잔뜩 흐트러지는 것이 어여쁘다고 도망칠 곳 없는 구석까지 몰아붙이던 자신. 내가 그들과 다른 게, 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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