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너랑은 아니야

진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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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이태경이 나타났다. “오랜만이다. 하은하.” 차분히 내려앉은 까만 눈과 그보다 더 어두운 눈빛. 고등학교 졸업식 이후 처음 만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20년 소꿉친구, 그 연결고리는 은하 저만이 간직해 왔던 것처럼. “등신처럼 굴지 말고 나 이용해. 네 약혼자 같은 쓰레기 따위나 만날 거면.” 하지만 별안간 나타난 태경은 지치고 상처받은 제 모습을 오래전부터 지켜본 것만 같이 말했고.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태경아.” “입 다물어. 이제 할 거니까.” 숨을 몰아쉬기 무섭게 그가 입술을 맞붙인 순간 우린 선을 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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