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색청(色聽)

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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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고의 연예 기획사 MJ의 수장, 강민준. 공감각이 사라진 세계에서 그는 더는 천재 작곡가가 아니었다. 난생처음 겪는 감각의 반란 앞에서 그는 자신이 평생 쌓아 온 이성과 논리가 단 한 명의 여자, 차희연이라는 소리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음을 깨달았다. “당신은 내 전용 악기가 되어야 해.” “……네?” “내가 원할 때 내 앞에서 걷고, 내 앞에서 숨 쉬고, 내 앞에서 소리 내는 거야. 당신은 MJ의 모델이 아니야. 내 병을 고칠 유일한 치료제니까.” 세상이 무너져 내린 폐허 위에서 희연은 결심했다. 엄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괴물에게 몸을 던지기로. “이제부터 차희연 씨가 내는 모든 소리는 내가 산 거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뱉어 내.” 뜻밖의 수확이었으나 죄책감 따위는 들지 않았다. 10억이라는 거액을 지불할 예정이었고, 이것은 철저하게 비즈니스였다. “너무 공평해서 미칠 것 같지 않아? 우린 서로를 파괴하면서만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되어 버렸는데.” 지독한 공감각적 성적 흥분 장애(Synesthesia)에 시달리는 천재 작곡가 강민준과, 그의 감각을 깨우는 유일한 악기 차희연의 치명적인 멜로디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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