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베스티지(Vestige)

이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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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죽으면, 내가 죽을 것 같았어…. 그래서 구하러 간 거야.” 가이드 주호는 게이트 전투에서 쓰러진 에스퍼이자 연인인 서원을 살리기 위해 응급 가이딩에 나섰지만, 역으로 공격을 받고 팔 하나를 잃는다. 병원에서 깨어난 주호를 기다린 건 텅 빈 병실과 한 가지 소식. 서원이 주호에 대한 기억을 잃었다는 것. 기억이 없어도 괜찮을 거라 믿었다. 사랑했던 그라면, 분명 자신을 아껴줄 거라고. 하지만 다시 마주한 서원은 기억뿐 아니라 사람 자체가 달라져 있었다. 기억을 잃은 남자와, 그 기억에 무너진 남자. 두 사람은 다시 서로를 마주볼 수 있을까? * 주인수는 사고 후 트라우마가 있으며, 바이오닉 의수를 착용합니다. * * * * * “우리가 본디지 파트너였다고 들었는데, 우리 속궁합이 좋았나?” 그의 노골적인 물음에 놀란 나는 그대로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경악스러웠다. 분명 내 기억 속 서원이는 부끄러움이 많았다. 나와 닿기만 한 걸로 귓가까지 빨개지던 사람이었다. 처음 키스를 할 때 덜덜 떨리는 손으로 살포시 내 목을 감싸던 그였는데…. “……?” 기억을 잃었다면 그쪽으로는 아무것도 모를 텐데, 지금 앞에 있는 남자는 그렇지 않았다. 분명 나 이전에는 제대로 사귄 사람이 없다고 했었다. 아니, 사귀지 않았던 거지 그런 경험은 있었던 건가? 어쨌든 순진한 서원이의 얼굴을 한 이 남자는 매번 가이드를 바꿔가며 사귀는, 닳고 닳은 에스퍼들이나 할 말을 내 앞에서 내뱉고 있었다. “너… 너 진짜 서원이야?” “……?” 노골적인 질문 앞에 나는 얼굴을 가득 붉힌 채 인상을 쓰며 물었다. 그는 모로 고개를 기울였다. “유… 윤서원 맞냐고.” “무슨 소리야?” 그가 오히려 내 질문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어왔다. 억울하게도 나보다 더, 그게 도대체 무슨 질문이냐는 듯 어이없어했다. “아니, 아니… 그러니까.” 당황한 나는 말을 골라야 했다. “전혀 다른 사람 같아서….” 나는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의 가죽을 두른 낯선 남자가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흠… 진짜 나랑 섹스만 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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