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베리알(Bélĭal)

문희

0

“저, 범인 알아요.” 지헌의 시선이 부검대 위로 내려왔다. 욕실에서 발견된 여학생 부모의 훼손된 시신은 차갑게 누워 있었다. 절단면은 정교했고, 칼날의 흔적은 일정했다. 마치 수술실에서 절개된 듯했다. 국과수에 부임한 지 일주일, 법의학자로서 맡은 첫 번째 살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범인을 안다고 힘없이 말하는 여학생은 친구의 동생인 이유리. 지헌은 굳은 표정으로 어떻게 해서든 단서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피해자의 시체를 살피기 시작했다. * * * 지헌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갑자기 그녀의 몸을 떼어 냈다. 그리고 상체를 반쯤 든 채로 위에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마지막으로 물을게. 괜찮겠어?” 유리는 말 대신에 그의 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그의 맨가슴을 손으로 쓸며 고개를 끄덕였다. 술김이 아니라 맨정신으로 그를 선택했다. 오늘 밤은 그와 함께이고 싶었다. “후회할지도 몰라.” “후회 안 해요.” 그녀의 말에 지헌은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거칠게 입술을 겹쳤다. 늘 다정했던 남자는 사라지고 본능에 충실한 야수만이 남아 있었다. “하아…….” 그녀를 짓누르고 있는 야수의 몸은 어느 때보다 단단하고 거칠게 느껴졌지만 싫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떨렸다. 술기운에 용기는 냈지만 평생 남자와 이렇게 농밀한 짓은 처음 해 보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오빠 친구와 침대에서 뒹굴다니 비현실적이었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신무천존
2 너는 어리고 예쁜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