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당신에게 미쳤었던 어느 날
0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때 이해중, 그가 나타났다. 아니, 오래전부터 그는 항상 은수의 곁을 맴돌고 있었다. 해일처럼 갑자기 닥친 일에 휩쓸리듯 그의 집으로 들어온 은수, 해중은 빚을 핑계로 그녀를 자신의 집에 묶어 버린다. “네가 원하면 전부를 줄 수도 있어. 정은수. 나는 너 아니면 안 돼.” 집착과 애정 그 중간에서 은수는 생각했다. 언젠가 분명 이 남자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8년의 이야기 중 처음 3년간의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교차구성으로 진행됩니다> -본문 중에서- 때때로 그녀는 그의 삶에 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이따금 숙제를 내주는데 그 숙제가 좋으면 상을, 그렇지 못하면 벌이 따라왔다. 그러나 숙제는 늘 막막했고 그는 착실한 학생이 못 되었다. “지금 뭐 입고 있는데.” - 그게 질문이에요? “어.” - ……변태예요? 오늘도 그의 숙제는 엉망이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이자 가장 궁금한 것이었다. 은수는 먼저 말을 걸어 주진 않지만 여전히 제 할 말은 꼬박꼬박 했고, 그에게 큰 관심을 보이진 않았지만, 전처럼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그 순간이 계속되길 바랐다. 그러나 곧 그 생각을 후회해야 했다. 줄지 않는 서류에 뒷목이 뻐근하고 뿌연 담배 연기만 머리 위를 흩어져갈 때, 어깨를 살짝 넘는 단발의 그녀가 머리를 묶으며 그를 지나쳤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는 그 모습을 자신도 모르게 눈으로 좇았다. 흔한 모습이었다. 흰 티에 무릎을 살짝 웃도는 하늘색 반바지. 그녀는 기지개를 펴며 그의 앞을 지나쳤다 곧 사라졌다. 그것이 그를 멈추게 했다. 그의 눈과 머리를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했다. 고작 그 정도에 넋이 빠져 버리다니,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끊임없이 떠올랐고 그녀의 잔상은 눈에 몇 번이고 남아 그의 앞을 지나쳤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생활이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죽겠구나. 숨이 막혀서든, 피가 말라서든. 지켜보는 것만으론 채워지지 않겠구나. 하마터면 눈에 담는 것만으로 만족할 뻔했다. - 끊었어요? “듣고 있어.” 그는 거실에 앉아 전화를 하고 있을 그녀를 떠올렸다. 소파에 앉아 그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했던 흰 티와 반바지를 입고 습관처럼 맨발을 탁자 위에서 툭툭, 끄덕이고 있을 거였다. 그는 다음엔 꼭 그 발목에, 복숭아뼈에도 입을 맞춰 봐야지, 고개를 끄덕였다.
- 한화소장 : 1코인
- 전화소장 : 코인
소설 | 로맨스
고품격 애인대행 김나든소설 | 로맨스
죽도록, 너를 트리플민트소설 | 로맨스
계약 맺은 밤 [외전포함] 라라진소설 | 로맨스
이혼의 목적 이봄아소설 | 로맨스
어쩌다 S 해번소설 | 로맨스
원나잇에서 결혼까지 빛나라달자소설 | 로맨스
결혼 계약 빵양이소설 | 로맨스
신데렐라와 바보온달 은율아소설 | 로맨스
안전한 비서 서혜은소설 | 로맨스
흑막님, 아이만 키울테니 이혼해주세요 성화영소설 | 로맨스
욕심 많은 대공비로 살아 볼까 합니다만 애플97소설 | 로맨스
남편 말고 남자 친구 진주비소설 | 로맨스
치명적인 결혼 유카소설 | 로맨스
내 여자, 꼬봉이 온리온소설 | 로맨스
흔들리는 남편 동그람이(손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