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블루스

로맨스경성 블루스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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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버니가 돌아오실 때까지만 어찌 제국대학을 다녀 보겠습니다. 지난 1년간 보셨겠지만, 이곳 미두시장에서 제가 여자란 것을 알아보는 이가 없지 않았습니까, 숙부님.” 어렵게 구한 학자후원금을 들고 상해로 튄 사촌오빠 근영. 그 때문에 다시금 집안 식구들이 도경찰부의 감시망에 들어갈 것을 염려한 문영은 당분간 사촌오빠를 대신해 근영으로서 제국대학에 들어가게 된다. 오로지 원하는 것은 여자임을 숨긴 채 근영과 연락이 닿을 때까지만 무사히 남자 근영으로 학교생활을 유지하는 것뿐. 독립운동이고 구국운동이고, 당장 살길이 급한 문영에겐 남의 일이었다. 그랬는데, 익상을 만나면서 그녀의 인생이 뒤흔들리기 시작한다. “넌, 경기 끝낸 다음에 홀딱 벗겨서 뼛속까지 확인할 생각이니까, 피할 방법 있으면 재주껏 피해.” 처음 만난 때부터 낯뜨겁고 애먼 상상을 하게 만든 사내, 익상. 더욱이 아무도 몰라야 하고, 철저히 숨겼다고 여겼던 제 정체를 알아챈 양 의미심장한 발언을 서슴없이 해대어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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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잔인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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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세로 귀환한 최강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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