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빼앗은 밤, 훔친 몸

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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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도 아닌 것이 왜 기생 흉내를 낸 것이냐?” 권자운. 오늘 아희가 수청을 들 사내. 한양에서 내려온 방탕한 양반 도령. 권자운이라는 이름을 며칠 전에 들었을 때 아희는 전신의 피가 얼어붙고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권자운은 권순영의 아들이다. 영의정 권순영. 그자 때문에 아희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내 얼굴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말은 사실이구나.” 아마 제 왼쪽 눈썹이 움직이지 않은 모양이다. “정말로 내 첩이 될 생각은 아니겠지만, 나는 네 사연은 모르지만 너를 도와줄 마음은 있으니 나를 가지고 뭘 하든 간에 넉넉히 이용해 보아라.” 사내의 말에 아희의 가슴이 뜨끔거렸다. 이런 일에 감격하면 안 된다. 이 사내는 권자운이다. 권순영의 아들이다. 찢어 죽여도 시원찮은 원수의 아들인데, 고작 이런 것에 감동을 받으면 어쩌란 말인가. 아희가 생각을 다시 굳혔다. ‘권순영을 죽이는 것에 실패하면, 그때 이 사내를 죽이자….’ 그러니까 이 사내는 최후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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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너, 내 사람이 되어 줘!
2 덫에 걸린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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