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사건적 순애

도화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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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도서는 강압적인 언동, 자해 및 자살에 관한 트리거 워닝을 포함하고 있으니 구매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새빨간 잉어 떼가 헤엄치는 연못, 절정에 달한 단풍나무, 붉은 스웨터를 입은 소년. 누나를 따라 입성했던 금산리 대저택에서의 하루하루를, ‘기태경’은 아주 흐릿한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8년 전의 그 소년을 재회하기 전까지는. “형, 되게 걸레처럼 살았더라.” 작고, 마르고, 우울해 보이기만 하던 ‘마정윤’이 훌쩍 자라 미친놈이 되어 돌아왔다. “어떻게 사귄 애인이 10명을 넘어갈 수가 있어? 딱 10명이라 치고 계산해 보면, 씨발…. 한 사람 만날 때마다 몇 번씩이나 붙어먹었던 거야. 10번은 넘게 하고 그랬었나? 그럼 다 합해서 100번은 넘게 좆 몽둥이 휘둘렀다는 거네?” 지나가 버린 가을의 향기가 다시금 태경을 덮쳐오기 시작했다. *** 하도 지친 나머지 수명이 닳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던 태경은 결국 먼저 운을 뗐다. “내가 너한테 나쁜 짓 할까 봐 걱정은 안 되냐?” 한계에 몰릴수록 그는 제가 말한 그대로 나쁜 짓을 벌이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가령, 정윤을 힘으로라도 제압해서 이 난관을 뚫고 도망친다든가 하는. “널 막 패고, 협박하고… 아무튼 나쁘게 행동해서 탈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봤냐는 뜻이야.” 제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자 정윤은 의외의 반응을 내보였다. 팔다리가 결리지도 않는지 십수 시간이 넘어가도록 부동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그가 툭 허락한 것이다. “해.” 짧디짧은 대답에 태경은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아무 짓이나 해도 상관없어.” “…….” “패든, 협박하든, 죽이든 간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그런다고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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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연한 친구
2 지금 우리 사이는 [일반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