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도색기(桃色記)

홍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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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에 답답한 자여, 망설이지 말고 애정술사를 찾으라.> 난슬의 뒤를 이어 황도의 ‘개차반 감별사’ 애정술사로 유명해진 연화. 문전성시를 이루던 그녀의 점집에 적수가 나타났다. 이름 하야 ‘모조 남근’ 공방. 장인의 양물을 본떠 만든다는 그것이 무려 일곱 치가 넘는다는 소문에 사기꾼의 면상을 확인하러 간 연화. 하지만 그녀의 앞에 나타난 건 어릴 적 만나기만 하면 다투던 진건이었다. “사기도 정도껏 쳐야지. 일곱 치가 넘는다니.” “사기라……. 진짜라면 어쩌실 겁니까?” “진짜라고 우긴다면 내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좋습니다. 술사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시지요.” 직접 확인해 보겠다는 연화에게 진건은 대뜸 입부터 맞추는데……. * * * “지,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너무 당황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뭐 하는 짓이긴요. 어서 빨리 보여 달라기에.” “그럼 바지를 내려야지, 대뜸 입을 맞추고…….” 차마 제 입으로 뒤를 이을 수 없어, 연화는 고개를 획 돌렸다. 사내와 입을 맞춘 적이 없었다. 개차반 정혼자가 있긴 했지만, 허튼수작을 부리기 전에 혼사를 깨 버렸다. 고로 그녀는 누구와도 이런 긴밀한 접촉을 한 경험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도진건이, 저 도새끼가 감히 처음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미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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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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