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메리지 리부트

달호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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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눈 떠 보니 기억에 없던 아내가 생겼다. “정말로…… 기억 안 나세요? 저 해우예요. 윤해우.” 얼굴만큼이나 여린 이름을 가진 여자는 발발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였다고 밝혔다. “나 협박했어요? 약이라도 먹였나?” 이 혼인 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 정도는 윤해우의 아슬아슬한 표정만으로도 눈치챘다. “부부 관계는 주에 몇 번 정도?” “…….” “얼마나 잘하길래 내가 결혼까지 했나 싶어서.” 저 순진무구한 가면을 벗기고자 곤란한 질문도 서슴지 않았다. 낯을 붉게 물들인 채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 대는 꼴만 보아도 결론이 난다만. “많, 많이요. 시도 때도 없이…… 했어요.” 뻔뻔한 거짓말을 이어 가는 여자 탓에 끝내 당혹스러워진 건 희문 쪽이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가 짓궂게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아, 시도 때도 없이?” “네. 아, 아무래도 신혼부부니까…….” 그딴 허술한 거짓말로, 나를. 희문이 헛웃음을 터트리며 입안의 살을 씹었다. “그럼 여기서 해 볼래요?” 어디 장단이나 맞춰 줘 볼 셈이었다. “나는 아무런 기억이 없으니까. 윤해우 씨가 하나씩 증명해 봐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 준 희문이 다정히 속삭였다. 내리 닿은 숨결이 하얀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우리가 어떤 식으로 붙어먹었는지.”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만 이 부부 놀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언제든 제 쪽에서 끝을 낼 수 있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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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신결
21
2 비싸지 않은 낭만 [일반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