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궁궐의 달밤

허브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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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낸 것인지 말부터…” 단도를 꺼내 들고 앞으로 내밀자마자 사내가 복면을 벗었다. “아, 병조판서 나리의 자제분께서 어찌 이런 몰골로 저처럼 천한 무당을 찾아오신 것입니까?” 눈앞에 있는 사내는 병조판서의 아들인 준찬이었다. 인물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 그가 왜 이런 복장으로 나를 찾아온 것인지 의아했다. 게다가 병조판서는 내 뒷배나 다름없는 대비의 사람이었다. “자네가 나를 한 번만 살려주게.” “도련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얼핏 봐도 사대부가의 자제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귀티가 넘치는 얼굴이었다. 그런 그가 내게 이럴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요즘 정성이 부족해서 신기가 떨어지기라도 하는 건지 불안했다. “자네도 내가 곧 혼례를 올릴 거란 얘기는 들었을 테지?” 나를 보는 그의 눈빛이 반짝거리며 빛났다. 역시 잘난 이를 볼 때는 닫혔던 마음도 저절로 열리는 듯했다. “도련님이 영의정 대감의 여식과 혼례를 올리는 걸 모르는 사람도 있겠습니까? 혹여 궁합이 맞는지 알고 싶으신 거라면…” “내 남근을 세워주게나.” “네?” 직접 내 귀로 듣고도 믿기지 않아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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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신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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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싸지 않은 낭만 [일반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