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천년애사(蛇)

김연서

48

※본 도서에는 다소 피폐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외존재와의 관계 묘사 및 호불호가 갈리는 성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수지를 밀어 넣을 것이니 아래에 힘을 빼세요. 그대가 내 씨를 품을 준비가 되었는지 살피려는 것입니다.” “흐읏, 아…….” “어서 수태하셔야지요. 분명 제 아이를 낳아 주겠다 약조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비의 노름빚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노인의 씨받이 신부로 팔려가게 된 율하. 그런 율하를 구해준 미려한 외모의 사내는 자신이 바로 빚을 갚아주고 그녀와 결혼하기로 한 상대라고 말한다. “아이를 낳아 줄 여인을 원하신다 들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젊어 보이십니다.” “충분히 색사를 알 정도의 나이는 되니 그런 걱정이라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혹, 제가 사내구실을 하지 못할까 걱정되십니까?” 의심도 잠시, 율하는 휘연에게 설득당해 그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단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휘연과 결혼 생활을 시작했으나, 마음이 깊어질수록 그가 숨기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고……. “내일부터는 사흘간 별채에 혼자 머무를 것이니, 부인께서는 들지 마십시오.” “만약 들면 어찌 됩니까?” “몹시 후회할 일이 생기지요.” 필사적으로 율하의 호기심을 막는 휘연. 두 사람의 인연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 “휘, 휘연 님, 어, 어째서 하나가 더……?” 맹수에게 한입에 잡아먹히기 직전의 작은 동물처럼 두려움에 사로잡힌 율하가 바들바들 떨며 말을 잇지 못했다. 상체를 숙여 몸을 가까이 한 휘연이 겁에 질린 그녀를 달래듯 정면에서 눈을 맞추었다. “……이런.” 율하는 말할 때마다 언뜻 드러나는 그의 혀끝이 핏빛처럼 붉은 것을 발견했다. 순간적으로 세로로 길어진 동공은 완전히 황옥 빛으로 물든 것처럼 낯설게 보였다. “큰일이로군요.” 부드러운 입술이 다가와 작은 귓불을 지그시 머금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남편의 자지가 두 개인 것만으로 이리 겁을 먹으시면…….” 열락에 잠기어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평소보다 다소 거칠었다. “……받는 것은 어찌하시려고.”

불러오는 중입니다.
1 치명적인 끌림
2 입술로 막다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