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환상곡

로맨스결혼 환상곡

요안나

706

“나는 결혼을 한 거지. 내가 하는 말에 바보같이 웃기만 하는 인형을 산 게 아니야.” 증권가를 주름잡던 애널리스트 출신의 유명한 화가, 강제우. 그는 자신의 컬렉션에 걸맞은 트로피 성시안을 아내로 맞이한다. “못된 말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잘도 하시네요.” 그저 자신을 돋보이게 할 도구에 불과한 여자였다. 그런데 마치 중세 프레스코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성녀처럼 유순하게 생긴 그의 아내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말을 들어 먹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난 당신이 가르쳐 준 대로 반응할 거예요. 나는 당신을 통해 배운 대로, 당신 앞에서만 반응할 거란 소리예요.” 그리고 그의 욕구를 정확하게 간파할 줄 알았다. * “아직도 내 키스가 어설퍼요?”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길 바랐건만, 시안의 목소리는 열기로 가득했다. 입술에 닿는 그의 숨결도 뜨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전처럼 어설프지는 않네요.” 딴에는 굉장히 후한 점수를 준다는 듯이 그가 오만하게 대꾸했다. “당신이 가르쳐 준 대로 한 거니까요.” 그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곤 다시금 시안의 목 안쪽에 입을 맞췄다. 귀밑에 그의 숨결이 스치자, 시안은 여린 신음을 흘렸다. 살갗에 닿은 그의 입가의 웃음기가 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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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치도록 아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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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상화 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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