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진 러브(Gene Love)

킨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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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 형. 나 7대 독자야. 애가 쉽게 생기지 않아." "내가 7남매야. 애는 곧바로 생겨." 유전자 분석을 통해 최고의 짝을 찾아준다는 결혼정보업체 ‘진 러브(Gene Love)'. 우성오메가인 도은은 가입만 하면 백만 원을 현찰로 준다는 말에 이성을 잃고 유전자 검사를 맡긴다. 십 년 뒤에 알파 세 명과 맞선만 보면 된다더니, 곧바로 재벌 3세인 7대 독자 하태영이 나타나고. 그 뒤로 불도저 같은 스무 살에게 매일 청혼받는 정신없는 일상이 펼쳐지게 되는데. 유전학적으로 완벽한 궁합인 재벌3세와 대학원생의 좌충우돌 유전자연애 이야기. * * * * * “내가 7대 독자야. 아니, 독자예요.” “그렇구나.” 영혼 없는 대화의 극히 모범적인 사례였다. 일생 주목을 받았던 태영은 자신감이 순식간에 떨어졌다. 내가 이렇게 하찮은 존재였다니! 경호원들이 우르르 계단을 내려가느라 학생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워낙 수가 많으니 2층에서 올라오던 학생들이 후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뒤로 물러서 주세요!” 도은은 태어나 처음으로 요란스럽게 계단을 내려갔다. 아주머니가 꼬셨을 때, 박차고 나왔어야 했다. 이제 학교를 어떻게 다니느냔 말이다. “결혼 안 하면 대학도 못 다닌다고!” 도은은 주변을 살피다, 재빨리 방향을 바꿔서 후문으로 나왔다. 그나마 사람이 적은 곳에서 대화를 이어갈 작정이었다. “왜?” “사연이 길어.” “짧게 말해.” “내가 7대 독자야.” “그건 이미 알고.” “내가 애 갖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래. 학교도 가지 말고, 일도 하지 말고, 밖에도 나가지 말래. 위험하다고!” 그게 위험하고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들어서는 안 될 내용 같았다. 도은이 한숨을 내쉰 후, 두 눈을 감았다.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그리고 결혼은 너랑 하래. 둘이 결혼하면 건강한 자식을 많이 낳는대. 유전학적으로!” 아, 그 빌어먹을 유전자 매칭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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