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뻐꾸기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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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이 치고 폭우가 내리던 날 밤, 마차 사고를 당한 파벤느 공작. 빈 관을 안치하며 장례식을 치르던 날, 죽은 줄 알았던 파벤느 공작이 살아 돌아왔다. *** 제 관 앞에서 왈츠곡을 연주하게 하고, 남동생의 장례식을 파티처럼 꾸며 조문객을 불러들인 데다, 매일 아침에는 차를 마시며 정원에 안치된 형제들의 묘를 감상하는 작자. 사교계에는 마차 사고를 당한 뒤 파벤느 공작이 미쳤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심지어 그는 신년 연회 때 왕실이 감추던 비밀을 온 세상에 드러내는 만행까지 저지르는데…. “탑에서 왕자님들의 울음소리가 들리는군요.” 성장이 멈춘 채 탑에 갇혀 짐승처럼 사육당하던 쌍둥이 왕자들. 왕실에서 연회가 열리는 날이면 음악 소리가 그들이 머무는 탑까지 들려오곤 했다. “숙부의 목을 치고 똑같은 노래를 연주하자.” “연회장에는 관을 들여놓을 거야.” “더러운 자의 내장을 꺼내 모두에게 똑똑히 보여 주자.” 키득거리는 웃음소리,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앳된 음성. 하지만 이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의문이 있다. ‘우리가 정말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탑의 문이 열렸다. 요르반 왕국의 미친 인간으로 유명한, 사하 파벤느에 의해. *** “나이 들어 보이게 분장을 해 봅시다. 요즘 왕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분장사를 불러 보죠. 아니면 누군가를 분장시켜 대역 삼는 방법도 괜찮을 듯합니다. 아니면…….” 불가능하다. 역시 가장 쉬운 건 복수를 포기하는 것이다. 헤르시온 공작의 말대로 왕자들을 평생 보호하며 쿠콜린이 자연사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말이다. 홀로 주절거리던 입을 다무니 침묵이 흘렀다. 멍하니 허공을 보던 사하는 여전히 저를 쳐다보고 있는 시선에 정신을 차렸다. 그가 머쓱하게 백치 왕자를 향해 웃었다. “죄송합니다. 왕자님. 아시다시피 저는 미친 인간이니까요.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 그 순간, 무표정하게 사하를 보던 이시렌 왕자가 입을 열었다. “자네가 왜 그런 걸 걱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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