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거저 얻은 불운

글 박오롯

5

“수하야. 서울에 사는 애들은, 다 너처럼 다정해?” 그 말에 잘생긴 얼굴이 살짝 기울어졌다. 그의 머리 위에 산포된 별들이 그의 즐거움을 대변하듯 유난스레 반짝인다. “아니.” 잔디에 등을 대고 누운 보라 옆에 앉으며, 그가 나직이 속삭였다. “내가 유별나게 다정한 거야.” 수하. 그의 말처럼 유별나게 다정한, 거짓말같이 잘생긴 지수하. 집에서는 죽은 오빠의 망령에, 학교에서는 따돌림에 시달리던 열여덟. 보라는 훔쳐보던 집에 이사 온 낯선 소년에게 속절없이 빠져들고 만다. 별똥별처럼 제 마음에 떨어진 지수하가 자신이 주운 네잎클로버가 아닐 리가. 불공평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만큼 과분한, 제 생에 가장 큰 행운이 아닐 리가. 그를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하면 어린 시절에 겪어야만 했던 슬픔도 다 참을 수 있을 만한 것들이 됐다. 앞으로도 그와 함께일 거라고 믿으면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미래 역시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6년 뒤 스치듯 만난 동창에게서, 첫만남부터 시작된 그의 기만을 전해 듣기 전까진. “보라야. 누구 만나고 오는 길이야?” 그를 향해 가졌던 신앙이, 정말로 옳은 믿음이었을까. “내가 모르는 고등학교 동창이, 너한테 또 있었나.” 의심하는 찰나. 한때는 사랑해 마지않았던 연인의 얼굴이 태어나 처음 보는 사람의 것처럼 낯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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