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화경동 제비꽃 맨션

채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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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사건, 지명, 인물 등은 모두 창작된 것이며 일부 현행법과 다른 부분이 있으니 작품 감상에 참고 부탁드립니다. 난잡한 골목의 끝자락, 철책으로 둘러싸인 공사장에서 하루 종일 종종걸음치며 밥을 해다 나르는 작은 계집애. 하나뿐인 아비는 죄를 지어 감옥에 갔고 지켜 주는 이 하나 없어 홀로 오롯이 외로운 장예동은 그런 아이였다. “얘 내 거니까 앞으로 건드리지 마.” 서러운 머리 위로 뚝뚝하게 내려앉은 목소리. 가여운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우희재는 흐릿한 멍을 설움처럼 달고 다니는 이 작은 계집애를 끝내 모른 척할 수 없어 품어 버렸다. “나 이제 십장님 거예요?” 말갛게 묻는 눈 아래 감춘 슬픔과 맞닿은 시선 안에 침잠한 상처가 실은 서로 맞닿아 있음을 모른 채 마음이 먼저 지독하게 얽혀 버렸다. “너 정말… 나 꼬시냐?” “니가 먼저 꼬셨잖아. 밥 사 주고 술 사 주고, 재워 주고 안아 주고 내 거라고 그러고!” 흙먼지 자욱한 공사장 응달에서 들꽃처럼 피어나 눈꽃처럼 흩어진 보랏빛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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