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스며들면 사랑이라고 했던가
7
서희재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았다. 눈만 깜빡여도 뭘 원하는지 뭘 필요로 하는지 금세 알아차리고 갖다 바치는 고분고분한 존재. “왜 매번 욱이는 오빠고, 나는 그냥 희재야?” 나무 밑의 그늘처럼, 고개만 돌리면 늘 근처에 머물던 이 남자가 차차로 도발을 일삼은 건 언제부터였을까. “그야 너는 내가 꼬맹일 때부터 봤으니까 조카 친구 대하듯이…….” “알았어요, 이모.” “……뭐?” “이렇게 불러 주면 돼?” 마냥 장난이라고 하기엔 제법 진지한 낯으로 쿡쿡 찌르고, “네가 아주 오래도록 욱이를 좋아했다고 하면, 걔가 받아?” “…….” “꿈 깨. 오래 참았다고 다 이루어지는 거 아니니까.” 마냥 충고라고 하기엔 제법 애원하는 투로 슬슬 흔들더니, “……꼭 욱이여야만 해?” 결국엔 마냥 투정을 빙자하여 나긋나긋 속살거린다. 나무 그늘이 서서히 영역을 넓히는 줄도 모르고, 유민희는 그저 시나브로 스며들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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