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사막의 괴이쩍은 달 [단행본]

마고

0

"이러니까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근근이 살아가던 한량 여량. 어느 날, 나무궤짝에 갇힌 채 버려진 이국 소년을 줍게 되고, 옥처럼 예쁜 푸른 눈에 옥남이라 이름 붙여 함께 살게 된다. 하지만 옥남이는 몇달 후 불의의 사건으로 헤어지게 되고... 13년 후, 노름 후 방문한 기방에서 선녀처럼 아름다운 장문하를 만난 여량은 그와 인생사를 나누며 빠르게 가까워진다. 그렇게 며칠을 장문하의 집에서 놀고마시며 지내던 중, 갑자기 처들어온 병사들이 여량을 감옥에 가두고, 여량은 영문을 모르고 곤장을 맞다 정신을 잃는다. 사흘 후 깨어나니 사막의 나라 아자르칸으로 가는 망망대해 위. 여량을 감옥에서 빼내준 사람은 어찌된 일인지 13년 전 옥남이와 헤어질 때 그 자리에 있던 남자 이르반였다. 여량은 이르반에게서 옥남이가 살아있다는 말을 듣는데. * * * * * “밤공기는 서늘하군요.” 장문하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듣고 보니 그랬다. 여량은 팔뚝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그때 장문하가 겉옷을 벗어 들고 일어났다. 밤공기가 서늘하다고 할 땐 언제고 옷을 왜 벗는가 했는데, 그가 제 옷을 여량에게 덮어 주었다. “아니, 저는 괜찮.” 여량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문하가 말을 잘랐다. “사양하지 마십시오. 고뿔이라도 걸리면 큰일 납니다.” “고뿔이라니요. 저보다는 나리께서 입으셔야죠.” “저야 젊지 않습니까?” 세월을 무기로 들 줄이야. 여량은 할 말을 잃을 뻔했다. “젊다 하셔도, 찬 기운은 나이를 가리지 않습니다.” “가리지 않는다고 하여도, 젊은이는 금세 훌훌 털어낼 수 있으니까요.” 이길 수 있는 말이 없다. 소여량은 입을 꾹 다물고 연못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말싸움에 이리 질 줄이야. 장문하가 건넨 옷에는 그의 체온이 남아 있어 아직 따뜻했고, 기분 좋은 냄새도 났다. 여량은 저도 모르게 눈을 슬쩍 감고 옷에 얼굴을 묻었다.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삐그덕. 묵직한 소리와 함께 정자의 바닥이 울렸다. 슬쩍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보니 장문하가 자리에서 일어나 여량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찬 기운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더니, 저도 좀 추워집니다.” 거짓말 같았다. 그의 표정이나 목소리에서 추운 기색은 조금도 없었다. 그는 여량이 옷을 벗어 건네주려고 하니 고개를 저었다. 천연덕스럽게 소여량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같이 덮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는 여량에게 몸을 바짝 붙이고, 겉옷을 넓게 펼쳤다. 품이 넓은 옷이 두 사람의 몸을 감쌌다. 문하의 옷에서 은은하게 풍기던 냄새가 이제는 한층 진하게 여량의 코끝을 자극했다.

감상평 쓰기 작품목록 보기

0/200byte

※ 청소년 유해매체를 의미하는 내용 (음란한 내용의 게시글, 선정성, 폭력성 등) 의 댓글이나 무관한 댓글, 스포일러, 악플은 경고조치 없이 삭제되며 해당 사용자 아이디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감상평을 작성해주세요~
1 스와핑 [일반판]
2 그대, 사랑을 꿈꾸나요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