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사랑하지 않을 너에게

지로Z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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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인 영훈과 술을 마시고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다시 볼 일 없어.” 현관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자마자 옷을 벗고 욕실로 향했다. 조금이나마 내 몸에 남았을지 모르는 그의 흔적을 지우고 싶었다. 굳이 복잡한 관계를 만들긴 싫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지 않아도 되는 관계가 미련조차 남기지 않을 수 있어 좋았다. [내가 깨운 모양이네. 집 앞이니까 씻고 내려와. 아, 여기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있을게. 나 때문에 너무 서두를 거 없다는 뜻이야.] 핸드폰 너머 영태의 목소리가 들려 벌떡 몸을 일으켰다. “지금 뭐라고 했어? 여보세요?”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 다짐한 게 흔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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