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너는 그렇게 햇살처럼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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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웠다. 그것도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와. 그 사실을 알았을 때 고운은 그저 어디로든 달아나고 싶었다. 그렇게 지방 발령을 자원해 도착한 태백. 하지만 그녀의 악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갑작스레 내린 폭설에 차가 갇혀 버린 것. 이 정도면 진짜 삼재 아닐까. 어찌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사이 문득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괜찮아요. 상황이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 온통 벽에 가로막힌 것만 같았던 고운에게 그 말은 한 줄기 햇살 같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차 밖으로 나와 남자의 얼굴을 본 순간, 그녀는 생각했다. 어쩌면 그렇게 최악의 날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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