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이애(彲愛)

워터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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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뱀이다.” 용으로 승천하기만을 고대하던 이무기 명. 천 년간 쏟아부은 노력의 결실은 청년, 곤의 말 한마디로 물거품이 되었다. 여의주를 잃은 명의 분노는 고스란히 곤에게 향하고. 마음은 고사하고 그저 몸만 뒤섞일 뿐인 환락이 이어지는데……. 일이 이리될 줄 알고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곤의 마음은 이기심이던가, 그도 아니면 애틋한 연정이던가. * [본문 중] 곤은 허리까지 긴 명의 머리카락 끝에 입을 맞췄다. 승천을 방해해 명을 다치게 한 것이 괴롭고 분명 충동적으로 벌인 일이었지만 놀랍게도 후회는 들지 않았다. ‘보고 싶었으니까.’ 명이 깨어나면 그의 분노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른 눈을 떠 저를 알아봐 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샘솟았다. 나를 기억하고 계실까? 아니면 까맣게 잊고 누구냐고 물으실까? 다정하게 웃으시던 옛날 그때처럼…… 눈을 마주치며 ‘너로구나’ 알아봐 주실까? 곤은 명의 옆에 누워 웅크려 그의 어깨에 이마를 툭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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