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내가 첫사랑인 그 아이에게

극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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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작품은 표기상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지키지 않은 표현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나에게 한없이 관대한, 너에게 잔인한 고향.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린 첫사랑과 재회했다. *** “곰돌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여기 왔을 때 준 첫 선물이야. 잃어버리면 안 돼.” 조그만 계집애가 곰 인형을 꽉 끌어안고, 땡볕 아래 바짝 말려 보송보송한 밤색 털에 뺨을 비비적댔다. “네가 찾아줬으니까, 더 소중히 할 거야.” 폭우 뒤 갠 하늘처럼 티 없이 맑은 얼굴이 활짝 웃었다. 그 해맑은 얼굴을 보며 앞으로의 불행을 직감했다. 난 이제 이 계집애한테 발목이 단단히 잡히겠구나. *** 가슴을 주무른 손이 밑으로 내려가더니 치마 속으로 들어왔다. “콘돔 없는데, 사 올까?” 눈물 나는 따뜻한 배려였다. “괜찮아, 나 불임이야.” 제가 들어도 허무한 울림이었다. 그대로 모든 움직임이 멈췄다. 의도한 대로 흘렀다. 잔인하지만 확실한 방법이었다. 차분히 감은 눈을 뜨고 욕정이 사라진 남자의 얼굴을 멀거니 쳐다봤다. 입가엔 잔인한 미소를 띠고. “왜, 너도 실망했니?” 그의 첫사랑을 끝내야 했다. 그가 할 수 없다면 그 대상이 해주는 게 마땅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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