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의 과학

BL삽질의 과학

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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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게이인 내가 징그럽다던 제자 놈과 바(Bar)에서 마주쳤다. 내게 최악의 흑역사를 선사해 준, 서해율과. “많이 보고 싶었어요, 선생님.”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동방 예의 지국에 선생님을 향한 존경이라고는 밥 말아 먹은, 그 싸가지 없던 서해율이 맞나? 이거 혹시, 드라마에서 보던 기억 상실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 365일 살얼음이 낀 것처럼 서늘하던 녀석이 이상하리만큼 내게 상냥하다. “……너, 나 싫어하잖아.” “싫어하면, 제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겠어요?” 속지 말자. 분명 다 장난이다. 이 불여우가, 얼굴을 미끼로 내게 장난을 치는 것뿐이니까! 그러니, 의연하게 넘겨야 하는데. “뭐 해 줄래요, 그럼? 내가 해 달라는 거 다 해 줄 수 있어요?” “……대체 뭘 부탁할 건데?” “다 해 줄 수 있는 거 아니면, 함부로 말 턱턱 하지 마요.” 서해율의 얼굴을 볼 때마다 의지가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린다. 과연……, 나는 끝까지 의연할 수 있을까? * [본문 중] “……지금, 이게 뭐…….” 서해율이 희미하게 웃었다. 어이가 없었다. “너……. 대체 왜 여기 있냐?” “선생님 보러요.” 그니까, 대체 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어이가 없어 이마를 짚었다. 서해율은 나의 마음을 모르는 척 느긋하기만 하다. “혹시 나한테 GPS 달았냐?” “비슷한 거 달았죠.” “뭔 개소리……. 아니, 아무튼 여기는 왜 왔는데?” “그게 중요해요? 내가 왔단 게 중요하지.” 서해율은 턱을 괴고 빤히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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