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전 남편과의 침대 사정

김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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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필요에 의한 아내였을 뿐이었다. 충동적으로 저지른 처음이자 마지막 밤 이후, 민여희의 인생에 장승우란 남자는 더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요?” “바에 온 이유가 뭐겠어.” “…….” “좀 즐기려고 온 거지.” 다 지난 일이라고, 이제 잊어야 한다고 믿었다. 전부 버릴 수 있을 줄 알았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그가 맹독 같은 유혹을 건네기 전까지는. “재작년에 했던 짓, 다시 해보자고.” *** “하윽, 윽. 하아… 너, 너무 버겁…….” “버겁다니, 이렇게 잘만 들어가는데.” 그녀 또한 마찬가지일까. 성급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무리하게 늘린 손가락도 군침을 삼키며 오물오물 잘 받아먹었다. 끝까지 들어간 손가락 세 개가 깊은 고랑을 찌르자 길게 유지하던 여희의 호흡이 스타카토처럼 짧고 밭게 끊겼다. “흑, 흐응. 허억… 하아아……!” “하아, 크윽!” 신음이 혼탁해지며 여우 꼬리처럼 길게 늘어난 눈꼬리에서 눈물이 샜다. 버거움이 극한에 달해 후련함마저 느껴지려는 찰나, 아래를 꽉 틀어막던 손가락 세 개가 동시에 빠져나갔다. 찐득찐득. 젖은 입구가 빠끔대며 빈자리를 씹어대는 소리가 적나라했다. 간신히 숨만 몰아쉬던 여희의 눈 위로 승우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방금까지 제 아래를 제집처럼 누비던 그 손가락이다. “네가 물고 늘어져서 이렇게 번들거려. 보여?” 승우는 방금 그것을 자신이 물고 놓아주질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희의 의지는 아니었고, 그답지 않게 짓궂은 억지라고는 생각했지만 항변할 기력도 의지도 없었다. 게다가 승우는 그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보란 듯이 벌려 사이에 매달린 액을 핥기까지 했다.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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