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도깨비 터

무자치

0

*본 작품에는 인외 존재, 다공일수, 강압적 관계 등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 및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서 및 구매에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용한 산속에서 오롯이 혼자만의 휴가를 보낸다면, 글이 술술 써지지 않을까. 가난한 작가 지망생, 다른 말로 하면 코딱지만 한 고시원에서 홀로 소설만 쓰는 백수, 서준환. 그가 '그 펜션'에 들어가게 된 건 그런 이유였다. 숙박비도 내지 않고 원하는 만큼 머무르다 가도 된다니…. 수상하지만 돈 땡전 한 푼 없는 처지에 차마 마다할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희망을 품고 떠난 그곳에서 '진짜' 무서운 걸 마주치게 될 줄이야.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나? 안개 도깨비.” “도, 도깨비?” “도깨비 터에는 도깨비가 사는 게 당연하지.” 당장 이곳에서 벗어나고자 했는데, 희뿌연 손에게 붙잡혀 버렸다. “도깨비 터에 발을 디뎠으니, 터를 달래줘야 하지 않겠어?” [본문 중에서] 전신을 옭아매고 있는 안개가 손목을 타고 스멀스멀 내려가 겨드랑이를 가볍게 건드렸다. 뜨끈하고 축축한 촉감이 마치 혓바닥으로 핥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일순 말릴 새도 없이 간드러진 음성이 잇새로 터져 나갔다. “으응……!” -음? 여기가 좋아? 도깨비의 고개가 살포시 기우는가 싶더니 시선이 위를 향했다. 그의 안광은 마치 짐승처럼 흉흉하게 빛났다. 뭔가 위험했다. 준환의 본능이 날카롭게 경고하고 있었으나 피할 틈이 없었다. 발목에 힘을 주려는 찰나, 그는 망설임 없이 가슴께에 걸려 있는 티셔츠를 훌쩍 걷어냈다. 날렵한 허리를 시작으로 색이 옅은 젖꼭지까지 눈밭처럼 하얀 상체가 순식간에 드러났다. 이를 물끄러미 보던 도깨비는 훤히 보이는 겨드랑이에 서서히 고개를 처박았다. “으읍!” 비릿하게 웃는 도깨비의 활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언뜻언뜻 뾰족한 송곳니가 보였다. 이대로 저 날카로운 이빨에 잡아 먹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움에 사로잡힌 준환은 다시 몸을 뒤틀었다. 그러나 겨드랑이에 축축한 촉감이 닿자, 온몸이 녹아내리는 느낌이 선연했다. 도깨비는 보란 듯 길고 두툼한 혀를 입 밖으로 빼내 매끈한 겨드랑이를 갉작거렸다. 살덩이 끝에 체액이 흥건하게 묻어 있는 덕분에 마른 살갗을 핥아 올릴 때마다 귓가를 따라 질척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흐, 아앙.” 찌르르, 발끝부터 묘한 감각이 차올랐다. 앞니로 입술을 짓씹고 버티던 준환은 도깨비가 속도를 높이자 더는 참지 못하고 앓는 소리를 토해냈다. -봐, 너도 어제 꽤 좋아했다니까. 고개를 든 도깨비가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와 속살거렸다.

불러오는 중입니다.
1 한번 해볼래 시즌1+2
95
2 다니엘의 인어